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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머리가 빙글빙글?…이석증, 자가진단부터 병원 치료까지 [인터뷰]
가만히 있거나 자리에서 일어날 때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어지럼을 느낀다면, 이는 단순한 현상이 아니라 몸이 보내는 중요한 경고 신호일 수 있다. 특히 '이석증'은 귀 안에 평형 감각을 담당하는 작은 돌, 이석이 제자리를 벗어나 반고리관을 떠돌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별다른 외상 없이도 갑자기 나타나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김도연 원장(아산베스트이비인후과의원)은 "이석증은 심한 어지럼을 유발할 수 있지만, 치료 기술이 크게 발전해 빠른 치료가 가능하다"며 "어지럼을 방치하지 말고 전문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과 함께 이석증의 원인부터 집에서 해볼 수 있는 자가진단법, 병원 치료 과정, 재발 예방 방법까지 꼼꼼히 살펴봤다.
q. 이석증은 어떤 질환이며, 왜 발생하나요?
우리 귓속에는 난형낭이라는 기관이 있습니다. 이 안에는 '이석'이라는 작은 돌멩이 구조물이 있으며, 이석이 원래 있어야 할 자리를 벗어나 반고리관으로 흘러들어가게 되면 어지럼증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현상을 이석증이라고 합니다.
q. 집에서도 이석증을 자가진단해볼 수 있나요?
이석증은 머리 움직임에 따라 어지럼이 유발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집에서 간단히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고개를 숙여 1분간 유지한 뒤, 고개를 들고 1분간 유지합니다.
② 침대에 베개를 베고 누운 상태에서 고개를 오른쪽으로 1분, 왼쪽으로 1분 유지합니다.
③ 베개를 내려 어깨 뒤로 넘긴 뒤, 목을 충분히 젖히고, 고개를 오른쪽 45도 방향으로 돌려 뒤로 눕고 1분간 유지합니다. 이후 왼쪽 45도 방향으로도 반복합니다.
이러한 자세 변화 중 어지럼이 나타난다면 이석증 가능성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q. 옆으로 누워 자면 이석증이 생기나요?
아닙니다. 옆으로 누워 잔다고 해서 이석증이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한쪽 방향으로만 계속 누워 자는 습관이 좋지 않으며, 자는 동안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는 것이 이석증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q. 이석증을 집에서 스스로 치료할 수 있을까요?
이석증을 집에서 스스로 치료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이석증은 발생한 부위와 방향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경우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릴 때 어지러우면 "오른쪽 이석증"으로 판단해 오른쪽 방향으로 치료를 시도하게 됩니다. 그러나 측반고리관 팽대부마루 이석증과 같은 특정 형태에서는 오른쪽으로 돌려 어지러움이 나타나더라도 실제 원인이 왼쪽에 있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잘못된 방향으로 치료를 시도하면 증상이 오히려 악화될 수 있습니다.
또한, 어지럼증은 반드시 이석증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석증으로 생각하고 집에서 치료를 시도했지만, 알고 보면 더 심각한 뇌질환이나 다른 질병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위험을 고려하면, 어지럼이 있을 때는 스스로 치료를 시도하기보다 가까운 병원에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q. 이석증은 재발이 잘 되나요?
이석증은 재발 확률이 높은 질환입니다. 통계적으로 1년 내 30%, 5년 내 50% 정도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세 명 중 한 명은 1년 안에 다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재발할 때마다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이석증 재발을 줄이는 방법이 있을까요?
이석증 재발을 줄이기 위해서는 비타민 d 보충이 중요합니다. 이석은 난형낭 안에서 잘 고정되어 있어야 하는데, 이를 단단히 붙잡아주는 역할을 비타민 d가 합니다. 우리나라 속담에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말이 있듯이, 이석이라는 작은 구슬들이 난형낭 안에 제대로 고정되려면 비타민 d라는 실로 잘 꿰어줘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인의 약 90%가 비타민 d가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로 인해 이석이 제자리를 벗어나 이석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집니다. 비타민 d는 음식이나 일반 영양제로는 충분히 보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석증이 재발한 환자들은 혈액 검사를 통해 비타민 d 수치를 확인한 후, 부족할 경우 서너 달에 한 번씩 엉덩이 근육에 주사로 보충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꾸준한 관리가 이석증 재발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q. 병원에 가면 어떤 치료를 받게 되나요?
병원에서는 비디오 안진 검사로 이석증을 진단합니다. 환자는 특수 고글을 착용해 눈 움직임을 관찰하며, 고개를 다양한 방향으로 움직여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원인을 찾습니다. 이석증이 확인되면 '이석 치환술'을 통해 치료를 진행합니다. 이는 환자의 몸을 특정 방향으로 돌려 이석을 제자리로 돌려보내는 방법으로, 치료 중 일시적으로 어지러움을 느낄 수 있지만 통증은 없습니다.
q. 이석증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요?
어지럼증은 주로 귀의 문제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드물게 뇌질환이 원인일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은 귀에 생긴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지만, 뇌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상황이 훨씬 심각해질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표적인 뇌질환으로는 뇌출혈, 뇌졸중, 중풍 등이 있으며, 이런 경우에는 한쪽 팔다리가 잘 움직이지 않거나,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복시 증상, 발음이 어눌해지는 언어 장애, 머리가 깨질 듯이 심하게 아픈 두통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경우 단순한 귀질환으로 생각하고 넘기지 말고 즉시 응급실을 방문해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